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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그리고 부산신항 논란과 솔로몬의 해법

  • 작성일2005-03-16
  • 조회수3,638
동해, 그리고 부산신항 논란과 솔로몬의 해법 이수호(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 대표) http://oceanlove.com.ne.kr 내년초 신항만 일부 선석의 개장을 눈앞에 두고서도 '부산신항'과 '부산-진해신항'으로 나뉘어 물러설 수 없는 명칭공방을 벌이고 있는 부산과 경남의 입장을 지역사랑이라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맹목적 자기 주장은 지역의 발전과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음은 물론 항만의 효율적 운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금의 신항만을 둘러싸고 정치복마전과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양 지자체의 공방을 보면서 근시안적 대처로 실리와 명분을 놓치고 애를 먹고 있는 '동해'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우리는 지금 이유나 설명이 필요없을 '동해'라는 당연한 동해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일본해'라 불리우는 현실에 살고 있다. 1880년대 이전 발행된 거의 모든 외국 해도는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하고 있으니 지금의 동해 복귀 주장은 대외적으로 역사적 근거가 모호한 상태이고, 방위개념이 포함된 '동해'의 경우에는 인정하기 싫을 지라도 공동수역의 일본의 동의가 필요한 상태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업고 '동해' 주장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지만, 만약 처음부터 '동해'라는 잘못된 단추가 아닌 '한국해'로의 복귀를 추진했었다면 일본해와의 병기 차원을 넘어 지금쯤 국제사회에서 제 이름로의 복구가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이름을 지을 때 족보상의 파와 항렬은 물론 생시도 따져봐야 하고 아재비와 이름자가 비슷하면 곤란하니 가족사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지명이나 공공건물이나 시설의 이름을 정하는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지리산이 경남 만의 산이 아니고 경남과 전남과 전북의 산이듯이 부산항 또한 부산만이 아니라 경남의 해역을 함께 쓰는 곳이다. 행정구역과 항만구역은 경계가 다를 수도 있다는 뜻으로 여기서의 부산이란 항만의 명칭은 지명인 부산과는 별개로 보아야 한다. 또한 얼마 전 평택항이 평택-당진항으로 바뀐 것과 대규모 복합항인 부산항을 '부산항/부산신항' 또는 '부산항/부산-진해신항'으로 하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부산신항'이나 '부산-진해신항'은 부산항의 소속항만이 아닌 별도의 항만이라는 성격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현재 부산항과 광양항을 대상으로 경쟁을 통한 발전을 달성한다는 투포트시스템을 기본으로하고 있는 우리나라 컨테이너항만 정책은 해외 경쟁항만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염려를 받고 있다. 만약 같은 항계 내에 신항만을 별도항만 즉, 국가적으로 쓰리포트시스템을 고집한다면 항만정책은 분산이라는 최악의 결과와 함께 항만이용자에게 많은 혼선과 불편을 줄 것이 자명하다. 부산항의 항렬과 족보에 따르면 즉, 지역구분에 따라 남항 북항 다대포항 감천항에 이어 새로 건설되는 항만은 방위나 지명을 사용하여 '진해(신)항' 또는 '서항'이 합당하다. 그러나 건설지역은 전체의 약 80%는 진해이지만 부산의 행정구역인 가덕도가 포함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진해신항'이란 이름을 쓰려면 절차상 부산의 동의가 전제되어 한다. 개인적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부산이 '진해신항'이란 이름을 받아들여 주기를 바라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서항'으로 하면 대과가 없다고 본다. 현재 가려진 문제 중의 하나는 새로운 항만에 포함되는 3개의 컨테이너부두의 이름을 계획상 남 북 서 컨테이너 부두로 하고 있는데 이는 상위 지역구분에 이미 방위개념이 포함되어 남항 북항등으로 쓰이고 있어 이들과 혼선이 생길 염려가 크다는 점이다. 현재 부산항계 내의 컨테이너부두의 이름은 모두 해당 지명을 쓰고 있으므로 가덕 용원 웅동 컨테이너부두로 한다면 이용자들의 혼란도 사전에 막고 지명에 애착을 가지시는 분들의 기대도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동해'의 잘못된 전철을 따르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부산신항만사업의 명칭논란이 지역발전과 화합, 그리고 항만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정치복마전을 걷고 합리적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잘못된 첫 단추는 다시 채우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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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2022/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