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있는 서민, 집없는 중산층
- 작성일2004-06-05
- 조회수5,387
지난해부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하여 참으로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와 이제는 뭐가뭔지 헷
갈릴 정도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하여 반드시 포함되고 개선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언급조차 없는 부분이 있다.
현재 아파트청약과 관련하여 크게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로 나눌 수 있다. 이것은 무주택자에
게 아파트 공급시 유주택자에 우선하여 공급함으로서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을 돕기위함이고
마땅히 그래야 할 정책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단순히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를 양분하다
보니 정말 빈곤한 유주택자들이 피해를 보고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뉴스를 보면 국민의 절반가까이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파트값
은 최근 2~3년 사이에 평균 두배가까이 상승했다. 그런데 단독주택이나 연립, 빌라 같은
주택에는 대부분 서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이러한 주택의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그 결
과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이른바 중산층) 단독주택등에 사는 사람의 격차는 점점더 벌어지
게되어 이제 서민은 자기집을 팔아도 조그만 아파트 전세가에도 못미치게 되어 이사조차 할
엄두를 못낸다. 지금 연립, 빌라의 매매가는 인근 같은 평수 아파트의 전세가에도 못미친다.
그 결과 가난한 유주택자, 중산층 무주택자가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
서 그치지 않고 중산층 무주택자는 무주택자로서의 혜택을 누려 우선적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아 넓고 주거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가고, 가난한 유주택자는 유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자기집보다 수배는 넓고 수배 비싼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똑같이 경쟁하여 분양
을 받아야 한다. 이는 너무도 불공평하다. 지금 대부분의 다세대주택들은 10평 조금 넘는
정도의 소형이고 매매가도 몇천만원에 불과한데 30~50평에 수억원의 아파트를 가진 사람
과 똑같이 취급을 받다니...., 게다가 자기보다 훨씬 잘사는 아파트 세입자들이 우선권을 갖
고 분양을 받다니...
따라서 앞으로 주택공급에 있어 좀더 세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 즉, 소형의 연립, 빌라, 단
독주택등 소유자들에게도 무주택자와 같은 순위로 청약자격을 주거나, 아니면 중, 대형 아
파트 소유자들보다 우선하여 청약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야 서민들의 삶의 질도 향
상되고 아파트 공급시장도 실수요자 위주로 전환되고 또한 소형 연립, 빌라의 매매도 활성
화되어 서민들의 주거이동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