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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➁

신규택지 확대를 통한
신속한 주택공급 조건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shkim@cerik.re.kr)

신규택지, 다시 공급정책의 중심으로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신규택지의 역할을 다시 평가할 필요가 커졌다. 2022년 이후 민간 주택사업이 PF 경색과 공사비 상승, 분양경기 불확실성으로 위축되면서 인허가 감소가 착공 감소로 이어졌고, 이를 단기간에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이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신규 공공택지는 중장기 공급기반을 비교적 확실하게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다.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정부가 제시한 수도권 23만 호+α의 추가 공급효과 가운데 공공택지가 16만 호+α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 호+α를 확보하고 기존 택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한편, 비주택용지 전환과 군사시설 규제 완화 등을 병행하는 구상이다. 서울 강서, 남양주 도심, 경기 광주역세권2 등 약 2만 7천 호를 우선 제시하고 나머지 7만 3천 호+α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이러한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2026년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은 약 6만 5천 호로, 2025년 9·7대책에서 제시한 2026년 연간 목표 26만 9천 호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최근 5년 수도권의 연평균 착공도 약 18만 호에 머물렀다. 민간 공급이 단기간에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면 공공이 장래의 공급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신규택지는 후보지를 발표하는 것만으로 공급이 완성되는 수단은 아니다. 토지보상과 이주, 부지 조성, 기반시설 설치를 거쳐 실제 주택 착공과 입주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책의 성패는 10만 호라는 신규택지 물량 자체보다, 확보한 택지를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 가능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37개월, 무엇을 줄일 것인가

8·13대책에서 신규택지 10만 호만큼 중요한 숫자는 ‘37개월’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를 기준으로 후보지 발표에서 주택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걸리던 기간을 37개월 수준으로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제시했다.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보상, 부지 조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보다 가능한 절차를 조기에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3기 신도시 경험을 보면 행정절차를 앞당기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후보지 발표에서 최초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평균 기간은 2기 신도시 약 66개월에서 3기 신도시 약 48개월로 줄었고, 지구지정에서 보상 착수까지도 평균 27개월에서 17개월로 단축됐다. 그러나 지구별로는 인천계양 약 40개월, 부천대장·고양창릉 약 48~49개월, 남양주왕숙·하남교산 약 54~57개월로 편차가 상당했다. 1
이러한 차이는 행정절차와 실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절차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관계기관 협의나 송전선로·전력시설 이전 등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공공부문이 관계기관 간 일정을 조정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높이면 상대적으로 해결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반면 토지보상과 이주·퇴거는 사업시행자의 일정 관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토지소유자와 사업시행자의 이해관계가 직접 충돌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상절차에서는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수용재결을 거쳐 다시 보상액을 평가받을 수 있고, 이후 이의재결과 보상금 증액소송도 가능하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 통계를 보면 2019~2023년 협의제시액에 비해 수용재결액은 연평균 5.6% 높았고, 이의재결을 거치면서 다시 평균 2.3%가 증가했다(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2024). 모든 재결에서 보상액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토지소유자 입장에서는 협의 단계에서 바로 합의하기보다 재결 절차를 거쳐 추가 평가를 받아볼 유인이 존재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협의보상 기간을 단순히 줄이는 것만으로 전체 부지 확보 기간이 같은 폭으로 단축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신속공급을 위해서는 재결기간 자체의 단축뿐 아니라 초기 협의보상의 신뢰성을 높이고, 보상방식의 선택지를 확대하는 한편 협의가 어려운 토지는 조기에 재결 절차로 이행할 수 있도록 사업관리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지구 전체의 모든 토지를 같은 속도로 확보하려는 방식보다 조기 착공이 가능한 블록을 계획단계에서 선별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접근도 필요하다. 보상 난이도가 낮고 기존 도로와 상하수도·전력 등 기반시설과의 연계가 용이한 주택용지를 선도블록으로 정하고, 해당 블록과 진입도로 및 필수 기반시설에 필요한 토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우선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구 전체의 보상률이 충분히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실제 독립적인 공사가 가능한 일부 블록부터 착공한다면 첫 주택공급 시점을 보다 앞당길 수 있다.
공급관리 지표도 평균 보상률이나 전체 공정률에서 ‘실제로 착공할 수 있는 토지가 몇 호분 확보됐는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신규택지 신속공급의 핵심은 지구 전체의 평균기간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장 빨리 주택공사로 연결할 수 있는 공간과 그 공간을 막고 있는 병목을 구체적으로 찾아내는 데 있다.

LH 자금조달을 고려한 직접시행 확대

신규택지의 공급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주체뿐 아니라 자금조달 구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9·7대책은 LH가 조성한 수도권 공동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 매각 예정 용지를 원칙적으로 LH 직접시행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약 6만 호를 직접시행 방식으로 착공할 계획이다.
공공이 사업시행을 맡으면 부동산 경기나 개별 사업자의 경영 판단에 따라 착공이 장기간 지연되는 문제를 줄이고, 공급시점을 정책적으로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장기 미착공 용지를 회수하거나 직접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공급의 확실성을 높이는 장점이다.
반면 직접시행 확대는 LH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기간과 자금 규모를 함께 늘린다. 과거에는 조성한 공동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해 비교적 이른 시점에 토지대금을 회수할 수 있었지만, 직접시행 방식에서는 토지보상과 택지조성에 이어 주택건설 단계까지 사업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 결국 공급일정에 대한 공공의 통제력이 높아지는 만큼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기까지의 기간도 길어지는 구조다. 최근 5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의 83.4%를 민간 사업 주체가 담당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공공이 사업시행을 책임지더라도 민간의 설계·시공·금융 역량을 적절하게 결합하는 사업구조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LH 직접시행 확대는 단순히 ‘누가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투입된 자금을 얼마나 원활하게 회전시킬 것인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제도가 선분양이다. 우리나라의 선분양제도는 단순한 분양 관행이라기보다 대규모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자금조달 장치로 발전해왔다. 사업자가 공사비 전액을 자기자본이나 차입으로 먼저 조달하기보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수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활용함으로써 금융부담을 낮추고, 확보한 자금을 다음 단계의 사업비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LH의 직접시행 물량이 확대될수록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토지보상과 부지 조성, 주택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순차적으로 투입되는 상황에서 분양시점이 지나치게 늦어지면 이미 투입한 사업비의 회수도 늦어지고, 이는 다시 후속 택지의 보상이나 신규 주택사업 착공 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급형 민간참여사업 등을 통해 민간의 시공·금융 역량을 활용하더라도 공공이 시행자로서 다수 사업을 장기간 보유한다면, 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된 단계에서 적정한 시기에 본청약과 분양을 실시해 자금회전 속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실수요자 금융도 이러한 공급구조의 일부로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공택지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통제되고 무주택·실거주자 중심으로 공급되는 만큼, 해당 주택의 중도금과 잔금대출 등은 일반적인 주택수요 관리와는 별도로 공급정책과의 정합성을 살펴볼 여지가 있다. 택지를 빠르게 조성하고 주택을 착공하더라도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제약으로 계약과 분양대금 회수가 지연되면 LH의 자금회전이 둔화되고 후속 사업에도 부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택지의 실수요자 금융을 선별적으로 보완하는 것은 단순한 수요 진작책이라기보다 신규택지 공급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LH 직접시행 확대가 안정적인 공급관리라는 장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사업관리 역량뿐 아니라 민간역량의 활용, 적정한 분양시점, 실수요자의 금융접근성을 함께 설계하여 한 사업에서 투입·회수된 자금이 다음 사업의 보상과 착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기반시설의 시간표와 연계한 주택공급

신규택지의 공급속도를 높이는 문제는 택지 내부의 절차만 단축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토지를 확보하고 주택을 조기에 착공하더라도 광역교통시설이나 학교, 상하수도와 전력 등 기반시설이 제때 갖춰지지 않으면 실제 입주시기를 앞당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건설 일정과 도시가 기능하기 위한 기반시설의 일정이 서로 다른 체계에서 관리되는 한, 택지조성 단계에서 확보한 시간이 입주 단계에서 다시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규모 신규택지는 기존 시가지와 달리 상당한 규모의 기반시설을 새로 확보해야 한다. 광역도로와 철도뿐 아니라 지구와 간선교통망을 연결하는 도로, 학교와 공원, 상하수도, 전력공급시설 등이 함께 조성돼야 한다. 이들 시설은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관계 공기업 등 사업주체와 재원조달 체계가 서로 달라 주택사업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기 어렵다. 주택용지의 보상과 부지 조성이 끝났더라도 기반시설의 노선이나 사업비 분담이 확정되지 않으면 전체 사업 일정이 다시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신속공급을 위해서는 기반시설을 주택사업 이후에 따라오는 후속사업이 아니라 신규택지 조성의 핵심 공정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후보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기존 교통망과 상하수도·전력시설의 활용 가능성, 학교와 생활SOC의 추가 소요를 함께 검토하고, 신규 시설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구계획과 동시에 사업주체와 재원 분담, 착공·완료 시점을 구체화해야 한다. 주택 착공 시점뿐 아니라 최초 입주에 필요한 기반시설이 언제 갖춰지는지를 함께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신규택지의 입지 선정 기준과도 연결된다. 동일한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더라도 기존 철도와 간선도로, 도시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과 대규모 신규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지역은 실제 공급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크게 다르다. 앞으로 신규택지는 단순히 확보 가능한 토지의 규모뿐 아니라 기존 도시와의 연결 가능성과 기반시설의 선행 여건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신속공급이라는 목표를 고려한다면 주택용지를 얼마나 빨리 확보할 수 있는가만큼 그 주택이 입주 가능한 도시로 얼마나 빨리 작동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결국 신규택지의 공급속도는 주택 착공과 기반시설 구축을 하나의 시간표로 묶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주택공사를 몇 년 앞당기고도 교통시설과 학교가 뒤늦게 완성된다면 정책이 의도한 공급시차 단축은 충분히 체감되기 어렵다. 신규택지의 신속공급은 첫 삽을 뜨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을 넘어, 주택과 교통·교육·생활서비스가 함께 갖춰진 상태에서 실제 입주가 가능한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어야 한다.

신규택지는 10년 뒤의 도시를 만드는 일

신규택지 확대를 논의할 때 이미 발표된 물량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2018년 이후 수도권에서는 여러 차례 대규모 공공택지가 발표됐다. 발표 당시 계획물량을 단순 합산하면 이번 8·13대책을 포함해 80만 호에 가까운 신규택지가 정책목록에 올라 있다. 물론 계획 변경과 사업단계의 차이가 있어 이것이 현재 즉시 공급 가능한 물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료: 국토교통부 보도자료(2018a; 2018b; 2019; 2021; 2023; 2024; 2026)를 집계하여 저자 재작성.

오히려 이미 상당한 택지가 확보돼 있다는 사실은 신규 지정과 기존 택지의 조기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3기 신도시 첫 후보지가 발표된 것은 2018년 12월이지만 최초 입주는 인천계양에서 2026년 12월 시작될 예정이다. 발표에서 첫 입주까지 약 8년이다. 8·13대책의 37개월 착공목표가 실현되더라도 주택건설과 기반시설 조성 기간까지 감안하면 지금 새로 발표되는 대규모 택지의 본격적인 입주는 2030년대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때의 주택수요는 현재와도 달라진다.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전국 가구 수는 2041년 약 2,437만 가구를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수도권의 수요가 전국 평균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며, 인구 감소를 이유로 현재의 수도권 공급 부족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다만 앞으로 신규택지는 ‘공급할 수 있는 땅’보다 ‘10년 뒤에도 수요가 유지될 땅’을 골라야 한다는 의미다.
5극3특 등 국토균형발전 정책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균형발전을 수도권 주택공급 억제로 달성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 외곽에 신규 도시를 계속 확대하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 다시 대규모 광역교통망을 건설하는 방식이 장기적인 국가 공간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수도권 공급은 지속하되 기존 도시와 철도·도로망의 활용도가 높고 일자리와 생활서비스 접근성이 확보되는 입지를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규모 신도시를 처음부터 한 번에 완성하기보다 수요와 교통시설의 확충 속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계획도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참고문헌

  • 국토교통부. 2018a.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9월 21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2018b. 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12월 19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2019.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 5월 7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2021. 총 14만호!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 8월 30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2023. 전국 5곳에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 11월 15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2024. 서울 2만호 포함, 수도권 신규택지 5만호 발표. 11월 5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2026.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8월 13일,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2024. 2025 토지수용 업무편람.
  • LH 주택품질안전처. 2026. 2026년 공사추진현황(7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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