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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전쟁'이 시작됐다

  • 작성일2005-08-01
  • 조회수508
◆'CO₂전쟁' 시작됐다 / ① 美 - EU 주도권 경쟁◆ 아세안(ASEAN+3)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던 지난달 27일 저녁 라오스의 수도 비 엔티안 외곽에 있는 영빈관. 회담에 참석한 한국 중국 일본의 외무장관들이 묶는 고즈넉한 숙소가 갑자기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을 포함해 한국 중국 호주 인도 등 5개국이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새 기후협약 체결을 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협약에서 배제됐던 일본이 뒤늦게 합류를 요청하며 5개국과 긴급하게 접촉에 나섰다. 일본은 한 달여 전부터 5개국 협상팀과 사전 접촉했지만 명확한 의사 표명을 유보해왔다. 그 동안 강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골자로 한 교토의정서 체제를 유럽연합(EU) 과 함께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의 일본은 제조업 기반이 약화되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EU 국가들과는 원천적으로 공동보조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히려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미국 한국 중국과 등을 돌리는 것 자체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일본은 교토의정서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토의 정서를 보완하고 제대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보완적 장치를 마련해야 감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을 뒤늦게 했을 것이다. " 아ㆍ태 신기후협약 협상에 참여해온 정부 고위관리의 말이다. 일본의 극적인 합류로 이뤄진 '라오스 쇼크'는 이산화탄소(CO₂)를 둘러싼 총탄없는 세계 경제환경전쟁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97년 자국 내 에서 체결된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강제조약을 과감히 뒤로 한 채 일본이 미국 진영에 합류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싸고 새 판이 짜여질 조짐이다. 일본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를 차지하며 세계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일본의 합류로 아ㆍ태 신기후협약은 세계 CO₂ 배출량의 47.9%를 차지하는 막강한 세를 갖췄다. EU진영과 세력균형을 형성하게 됐으니 아ㆍ태 5개국으로서 는 일본이 든든한 원군이나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일부 EU 국가가 신협약 합류 의사를 타진해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토의정서의 틀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토의정서 주도국인 영국의 FT는 "6개국이 체결한 온실가스 대책은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만큼 교토의정서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환경론자들도 교토의정서가 제대로 실효를 거둘지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일부에 서는 일본의 극적인 합류로 교토의정서 자체가 조기 와해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새로운 CO₂ 전쟁이 지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