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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론 도입 1년을 말한다

  • 작성일2005-03-16
  • 조회수307
윤주현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설립 1주년을 맞았다. 공사의 주요 역할은 주택자금 대출기관의 신용ㆍ유동성 및 금리 위험을 낮춰 대출기관의 주택자금 대출 원활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주택구입자의 초기 자금부담을 덜어주는 데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저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에 힘입어 단기 주택자금 대출이 급격히 증가, 만기 시 상환능력의 한계로 부실채권의 양산이 예상됨에 따라 단기대출을 장기대출로 전환할 필요성이 부각됐고, 또한 주택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한 장기대출시장의 육성이 필요해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설립된 것이다. 공사는 금융기관에 위탁 매매하는 형식의 유동화를 위한 장기 주택대출상품인 모기지론을 만들어 장기대출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 공사의 모기지론은 만 20세 이상의 무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의 구입, 소요자금 보전, 기존대출의 장기 전환 등을 목적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주택가격의 70%까지 3억원 한도 내에서 고정금리(연 5.95%)로 10년, 15년, 20년의 상환기간을 정해 대출해 준다. 단기 변동금리로 운용되는 일반 은행 대출상품과 비교해 장기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으나 금리변동 위험이 없는 고정금리라는 점과, 15년 이상 장기대출로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소형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대출이자상환액에 대해 1000만원 이내에서 소득공제 혜택이 부여되므로 약 1%포인트 이상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 동안 공사의 장기대출 취급실적을 보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5만2062건에 3조6733억원이 판매됐고, 이를 기초로 8차례에 걸쳐 3조4240억원에 이르는 유동화증권(MBS)이 발행됐다. 대출자금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기존의 단기 주택자금 대출을 장기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목적이 전체의 6.5%로, 앞서 우려했던 단기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채권이 일시에 대량 발생했다거나 이의 연착륙에 공사가 크게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는 데 공사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새로이 주택구입을 목적으로 하는 대출이 62.3%, 그리고 주택 보전 및 전세보증금 반환 등의 목적이 31.2%로서 주택 실수요자의 비용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으며, 그 결과 주택가격에 대비한 융자금 비율이 55.4%로 높아져 평균적인 35%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공사의 모기지론 판매실적은 월평균 3340억원 정도에 달해 금융기관 주택담보대출의 23.6% 수준으로 전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 동안 장기대출상품에 인색했던 일반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장기대출상품을 내 놓기 시작해 공사의 설립은 장기대출시장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주택대출상품은 단기대출에 치우쳐 왔는데, 이는 실수요보다는 투자수요가 지배해왔던 우리나라의 주택시장 특성에 기인한 바가 크다. 최근 들어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실수요를 지원하고 자본이득을 낮추려는 세제 개혁이 이뤄지고 있어 주택금융시장에서도 장기대출 수요가 증대할 것으로 전망되며, 공사 모기지론의 대출시장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사가 대출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목적은 장기대출시장의 형성을 유도하는 데 있는 것이지, 일반은행과 경쟁하고 대출시장을 주도하는 데 있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기대출시장에 일반은행의 참여가 활발해지면 공사는 유동화시장에 주력하고 유동화를 통해 대출시장을 간접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필자약력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영학 박사 ▶해운산업연구원 초청연구위원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