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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복원을 축하한다!

  • 작성일2005-01-07
  • 조회수5,525
*^^* 오늘치 [한겨레]신문을 보니, 국토연구원에서 잘못된 산맥지도를 바로 잡았다는 반가운 기사가 실렸다. 만시지탄이나마 다행이다. 십여년 전부터 개인 또는 개인연구단체에서 끊임없이 지적해 온 잘못된 일제식 산맥이론을, <국토연구원>이란 공공단체가 엄연히 있으면서 이제야 바로잡다니... 우리나라의 정확한 산맥은 고산자 김정호가 그린 대동여지도를 약5분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약간의 지리 상식만 있는 사람이라면 즉시 명쾌하게 알 수 있다. 신문 보도를 보니, 1차산맥, 2차산맥, 3차산맥, 독립산맥으로 임시 명칭을 정했는데, 3차 산맥과 독립산맥 중에는 애매한 것이 있는듯 하다. (*도대체 '독립산맥'이란게 어디 있나? - 다 백두개간과 이어진 산맥이다) 따라서 이렇게 어지럽게 하지말고 옛날 [대동여지도]와 <산경표>의 명칭을 따라서, 1차산맥은 [대간]으로 하고(예:백두대간) 2차산맥은 [정맥]으로 하며(예:한북정맥, 낙동정맥) 3차산맥과 독립산맥은 필요한 것만 골라 새로 제정하는게 타당할것으로 생각된다.(*독립산맥이 너무 많다. 우리동네 뒷산 줄기도 독립산맥으로 이름을 정할려면 해라!) 현재 [백두대간]은 어린아이도 알 만큼 일반화 돼있다. 여기에 다시 무슨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랴! 태백산맥이 친일예속주의 명칭이라면, 백두대간은 독립자주민족주의 명칭이다. 국토연구원에서는 엉성한 새 산맥 이름 제정으로 우리 국토의 산줄기(산맥)를 또다시 욕되게 하지 말기 바란다. *참고로 내가 단기4330년(1997)에 쓴 백두대간과 관련된 글을 아래에 옮겨 싣는다. 단기4338갑신년 음11월 27일(2005양1.7)저녁에 대전에서 한말글사랑한밭모임 솔샘 백용덕 적음 글제목: {백두대간과 태백산맥} 조정래님이 지은 소설 <태백산맥>을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리랑>과 함께 수백만 독자의 심금을 울린 대하소설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태백산맥"이란 제목을 볼 때마다 한가지 아쉬운 생각이 떠오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학교"라는 말을 써 왔다. 그런데 국민학교란 명칭 중에 "국민"이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황국신민(皇國臣民)"에서 유래된 말이라 하여, 일제 잔재를 없애는 의미에서 몇 해전 "초등학교"로 명칭을 바꾸었다. 요즘 정치인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흔히 쓰는 "한반도(韓半島)"란 말도 일제가 우리를 얕잡아서 쓰게 된 용어다. 저들은 온전한 섬이란 뜻에서 "전도(全島)"라 부르고 우리는 반쪽 섬이란 뜻에서 "반도(半島)"라고 쓴 것이다. 섬이면 섬이고 육지면 육지이지 도대체 "반쪽 섬"이란 말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지난날 35년 동안 일제 식민 통치를 받으면서 고유한 우리 것을 빼앗기거나 까맣게 잊어버리고, 꼭두각시 마냥 일제가 제멋대로 지어 놓은 말장난에 놀아나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있다. 요즘도 동네나 마을 대신 "부락(部落)"이란 말을 가끔 쓰고 있다. 대전 서구 정림동을 지나 가수원교를 막 접어들기 전에 오른쪽 길가에는 "울바위"라는 마을로 가는 길 안내 표지석이 서 있는데 "鳴岩部落(명암부락)"이라고 새겨져 있다. 그러나 부락이라는 말의 뜻이나 쓰게 된 유래를 정확히 알게 되면 당장 표지석을 뽑아 버리고 싶을 것이다. 옛날 일본에서는 천인들이 사는 마을을 부락이라 불렀다. 그런데 저들의 신민지 였던 우리 백성을 비하하여 우리에게 부락이란 용어를 쓰도록 하였는데, 요즘은 본래의 의미도 모른 채 무심코 쓰여지고 있다. 이렇듯 일제 잔재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버젓이 행세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 가운데서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큰 잘못이 있으니 그것은 지도나 지리 서적에서 많이 쓰이는 산맥 이론이다. 현재 쓰고 있는 "산맥(山脈)"이란 용어는 탄생하게 된 데는 또 사연이 많다. 일제가 우리 나라를 강점해 가던 무렵인 단기4233(1900)년에, 일본인 지리학자 고또분지로(小藤文次郞)는 두 차례에 걸쳐 우리 나라에 와서 지질구조를 조사해서, 3년만에 "조선의 산악론과 지질구조도"란 논문울 동경제국대학 논문집에 발표하였다. 그때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산맥이란 용어가 나돌아다니기 시작하였는데, 해방 이후의 교과서에까지 무분별하게 답습되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일본 지질학자가 발표한 산맥 이론 보다 200년이나 앞서 고유한 지리학이 계승 발전되어 오고 있었다. 조선 고종때 실학자 여암 신경준(申景濬)님이 펴낸 <산경표(山經表)>라는 지리서를 보면, 우리 나라의 산줄기를 백두대간(白頭大幹)을 비롯하여 1대간 1정간(正幹) 13정맥(正脈)으로 구분하였는데, 산줄기의 흐름을 족보처럼 일목요연하게 적어서, 온 나라의 산줄기를 상세히 알 수 있다. 산경표에 적힌 산줄기는 그로부터 100여년 뒤 고산자 김정호(金正浩)님이 만든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그려진 산줄기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만 봐도 그 정확성을 알 수 있다. 사실이 이렇듯 명확한데도,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한테 배운 지리학자들이 줏대 없이 일본인의 어설픈 지리 이론만을 신봉하여, 오늘날까지 엉터리 산맥 이론이 온 나라의 지리 학계를 주름잡고 있다. 이처럼 일본 학자가 쓴 엉터리 산맥 이론을 빌려쓰다 보니, 실제 우리 나라의 산줄기와 맞지 않아 여러 가지 웃지 못할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유홍준 님이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 95쪽을 읽어보면, 잘못된 산맥 이론을 분별없이 받아 드린 결과가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무모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먼저 가야산 수덕사 주변의 문화재를 답사하기에 앞서 스스로 다짐한 거창한 서론부터 들어보자 "... 답사를 올바로 가치 있게 하자면 그 땅의 성격, 즉 자연지리를 알아야 하고, 그 땅의 역사, 즉 역사지리를 알아야 하고,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내용, 즉 인문지리를 알아야 한다. 이런 바탕에서 이루어지는 답사는 곧 "문화지리"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런 뜻에서 이번에 1박 2일 일정으로 찾아갈 충청도 서산의 가야산 유적지 답사는 자연. 인문. 역사지리의 기본 골격을 살피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문화유산답사기를 몇 권씩 낼 정도의 미술대학 교수답게 문장도 유려하고 이론도 조리 정연하다. 그러나 그 다음에 이어진 가야산의 산줄기 설명을 읽어보면 배꼽을 쥐고 웃지 않을 수 없다. "오대산에서부터 뻗어 내려온 차령산맥 줄기가 서해 바다에 다가오면서 그 맥을 주춤거리다 방향을 아래쪽으로 틀면서 마지막 용틀임을 하듯 북쪽을 향해 치솟은 땅이 가야산(伽倻山:678m)이다." 충남 예산의 가야산 지역 산줄기가 오대산에서 뻗어 내려온 차령산맥 줄기라는 유홍준님의 이론은, 일본 지리학자가 지질 구조를 중심으로 만든 잘못된 산맥 이론을 그대로 본따서 적은 글이다. 현재 교과서를 비롯한 많은 지리 서적이나 지도를 보면, 유홍준님의 글대로 차령산맥은 오대산에서 갈라져서 원주를 지나 남한강을 건너 충북 음성 지역을 거쳐 충남 예산 당진 지역으로 뻗어 내려온 것으로 그려져 있다. 산줄기는 강가에 오면 멈춘다. 어떻게 오대산을 출발한 산줄기가 그 넓은 남한강을 건넜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말을 타고 다니듯이 아마 산을 마음대로 타고 다니기라도 하는가 보다. 이는 터무니없는 거짓이다. 참고로 내가 살고 있는 대전 충남 지역의 산줄기를 살펴보면, 대전과 금강 이남의 공주 부여 논산 지역은, 백두대간의 가운데 부분인 금강산에서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덕유산으로 내려온 산줄기가 다시 북쪽으로 머리를 들어 대둔산 계룡산으로 올라온 금남정맥(錦南正脈)의 산줄기이다. 그리고 속리산에서 북쪽으로 갈라져 올라간 한남금북정맥은 칠현산에서 다시 두 갈래로 갈라져, 계속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서울 관악산으로 이어진 한남정맥(漢南正脈)이고, 서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충남의 북서부 지역으로 이어졌는데, 가야산 줄기는 바로 이 금북정맥(錦北正脈)의 산줄기이다. 이는 산경표나 대동여지도에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오만 분의 일 지형도에 보면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이밖에도 65쪽에 해남 대둔산의 산줄기를 설명하는 글에도 이와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태백산에서 출발하여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을 이루며 호기있게 치닫던 소백산맥의 끝자락이 망망한 남해바다를 내다보고는 급브레이크를 밟아 주춤거리면서 이루어낸 분지평야가 삼산벌이며 문득 정지한 지점이 대둔산인 것이다." 역시 엉터리다. 백두대간이 속리산 덕유산으로 내려오다가 지리산까지 내려가지 않고 덕유산에서 북상하다가 마이산에서 다시 두 갈래로 갈라졌는데, 한 줄기는 대전 충남으로 올라간 금남정맥이고, 다른 한 줄기는 마이산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정읍 내장산 광주 무등산으로 내려와 호남정맥(湖南正脈)이 되었다. 해남 대둔산은 호남정맥의 서남쪽 끝에서 나온 줄기의 산으로, 유홍준님이 책에 적은 지리산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산경표에 기록된 산줄기는 땅 위에 존재하는 산과 강을 바탕으로 기술하였으므로 실제 지형과 어김없이 일치하는데 비하여, 일본 지리학자가 만들어 현재 우리 나라에 널리 쓰고 있는 산맥 이론은 땅 속의 지질구조를 기준으로 하여 인위적으로 그은 선이므로, 실제 지형과 일치하지 않는다. 차령산맥이나 노령산맥 등은 실제로 없는 가공의 산맥으로 꾸며 만든 엉터리 만화에 지나지 않는다. 몇 해전에 어떤 이가 "국민학교는 없다"고 말했다면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이의를 달 사람이 없다. 지금 뜻있는 이들이 "태백산맥은 없다"라고 주장한다면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몇 년 뒤에는 "태백산맥은 없다"는 주장이 당연한 말로 받아 드려질 것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뜻있는 언론과 출판물에서는 "백두대간"이란 말을 낯설지 않게 쓰고 있다. 일제의 사슬에서 풀려난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끈질기게 남아 있는 잘못된 일제 잔재는 민족정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와 학계에서는 "태백산맥"을 비롯한 잘못된 현행 산맥 이론을 폐기하고,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에 분명히 표시된 "백두대간"을 비롯한 1대간 1정간 13정맥의 자랑스런 우리의 산줄기 이름을 하루 빨리 복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조정래님이 지은 <태백산맥(太白山脈)>이란 소설 제목도 <백두대간(白頭大幹)>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태백산맥"은 강원 북부에서 경북에 이르는 동해안의 일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어, 책 제목대로 라면 일부 지역에 국한된 작은 이야기(小說)에 머물 수 있지만, "백두대간"은 우리 나라의 태조산인 백두산에서 금강산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에 이르는 남북한의 광범위한 지역을 포용하고 있으므로, 보다 웅장하고 큰 이야기(大說)가 담길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단기4319(1986)년 7월 24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이우형님의 "국내 산맥 이름 일제가 바꾸었다"는 기사와, 박용수님이 4323(1990)년 9월에 펴낸 <산경표>(푸른산), 조석필님이 단기 4327(1994)년 3월에 펴낸 <산경표를 위하여>(산악문화), 단기4330(1997)년 4월에 펴낸 <태백산맥은 없다>(사람과 산)의 내용을 많이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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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2022/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