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violetcelle@gmail.com)
프랑스의 여론조사 기관 이폽(IFOP: Institut français
d’opinion publique)에 의하면, 프랑스인의 80%가
아파트보다 단독주택(maison individuelle)을
선호한다(Batinfo 2022). 2025년 1월 기준으로 프랑스
전체 주택 3,840만 호 중 단독주택은
54.4%이다(Charnacé 2025). 국민들이 단독주택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연과 삼림, 농지 등 주택용지가 아닌
토지가 단독주택 건설에 많이 할애되어 왔다.
2010년부터 주택 총량의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었는데,
2000년부터 2009년까지는 연평균 1.2% 증가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연평균 0.9% 증가에 그쳤다(Charnacé
2025). 프랑스 정부는 주택공급 정책에 앞서 아래
그래프와 같이 주택수요 시나리오를 통해 추가로 필요한
주택수를 추정하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중간
시나리오(Scénario central)에 의하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추가 주택수요는 연 208,000호이며,
2030년부터 2040년까지 연 139,000호, 2040년부터
2050년까지 연 55,000호이다(SDES 2025).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주택 2백만 호를 늘릴 것으로
확정했다(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2026). 이는 반드시 신규건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비어 있는 집과, 에너지 효율 등급상 임대를 놓지
못하는 집을 리노베이션하여 다시 시장에 내놓는 것도
상당수 포함한다. 또한 이를 위해 민간 주체의 재정
역량을 강화했다. 아래와 같이 주거용 주택(Résidence
principale) 수요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약 4백만
호로 예상된다.
주택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는 높지만 개인주택은
관리에 드는 비용이 높고, 차량 의존도가 높으며,
사회적 고립 등 단독주택에 거주함으로 인해 수반되는
문제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단독주택을 대체할
수 있는 중간 개념의 개인 공간이 중시되면서 적당한
세대 수의 공동주택 형태, 즉 중간 개념의 주택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공유하거나 분할된 정원을
갖춘 저층 주택단지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중간 개념,
소규모 공동주택 단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DITP 2025).
자료: SDES 2025.
오늘날 프랑스의 주택정책은 공급은 확대하되, 도시 외곽 단독주택의 확산을 막고 기존 도시 안에서는 탄소 배출이 적은 고밀도의 저렴한 주택을 늘리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 기후 및 회복력 법(loi Climat et Résilience)에 의거해 자연 상태의 대지나 농지를 주택건설에 사용하는 것을 막고 있다. 기후 및 회복력법의 목표 중 하나인 순토지이용제로(ZAN: Zéro Artificialisation Nette)는 도시화로 인해 토양이 포장 및 건축되어 생태 기능을 잃는 것을 줄이고, 불가피하게 자연을 개발했을 때는 이미 개발된 토지를 자연으로 복원 및 재자연화로 상쇄하겠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향후 주택개발은 신도시 개발이나 새로운 택지개발보다는 유휴부지, 빈집, 도시중심의 노후 시가지 재생을 우선한다.
자료: DITP 2025.
2026년 4월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과 국토의 지속가능한 변화에 의하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지난 25년간 프랑스 국민의 부동산 구매력은 25m² 감소했다(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2026).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고 이자율도 지속적으로 높기 때문에 프랑스 국민들에게 부동산 구매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6년부터 2040년까지 진행될 제3차 도시 재생 프로그램(PNRU3: Troisième programme national de renouvellement urbain)을 고안하면서 이를 도시에 한정하지 않고, 활력을 잃은 중소도시의 시가지, 농촌공간을 모두 포함시켰다.
자료: DITP 2025.
프랑스 주택공급 정책의 시사점은 신규주택의 물량
중심에서 기존 도시 안에서의 공급을 늘리고 주거
유형을 다변화하며, 토지 보호까지 함께 실현하여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단독주택 비율이 높다는 구조적 차이가 있지만
프랑스에서 단독주택보다 조금 더 밀도가 높은
공동주택을, 한국에서는 현재보다는 좀 더 밀도가 낮은
중간 개념의 공동주택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프랑스
정책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조할 수 있다.
먼저, 단독주택과 아파트로 나누는 이분법이 아니라
여러 세대가 정원을 공유하는 방식의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수요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 또한 대도시 혹은
중소도시 중심부의 공실주택을 파악하고 주택의 질을
높이는 리노베이션을 지원해 중심지 접근성이 중요한
수요층을 대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신규 택지
개발로 도시 외연이 확장되는 것을 방지해 자연을
보호하고 녹지와 택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열이나 외부공기를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보급하여 자연친화적 주거형태를 개발해 나갈
수 있다.
이수진
Université Paris-Sorbonne(Paris IV) 지리학 박사,
낭트대학 강사
(violetcell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