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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식탁

하천을 따라 살펴보는 국 이야기
올갱이국과 재첩국

조성호 대평고등학교 지리교사
(ilovejos@korea.kr)


강은 지도 위에서 단순히 한 줄기 선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 강을 따라 걸어보면 같은 강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다른 풍경이 이어진다. 높은 산지에서 시작한 물은 빠르게 내려오며 바닥을 깎고, 평지에 이르러 속도를 늦추면서 실어 온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는다. 그리고 바다에 닿기 직전, 밀물을 만나 짠물과 섞인다. 물이 흐르는 속도와 힘, 바닥에 깔린 물질의 크기, 그리고 염분의 농도가 상류에서 하구까지 끊임없이 달라지는 것이다.

낙동강 상류와 하구 ⓒ 한국관광공사

ⓒ 셔터스톡

흔히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산지라고 말한다. 산지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는 논의해 볼 여지가 있지만, 크고 작은 구릉성 산지와 높은 산줄기가 곳곳에 뻗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솟아오른 산줄기를 따라 물줄기가 만들어진다. 산이 많다는 것은 곧 크고 작은 하천이 많다는 뜻이 된다.
강은 지도 위에서 단순히 한 줄기 선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 강을 따라 걸어보면 같은 강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다른 풍경이 이어진다. 높은 산지에서 시작한 물은 빠르게 내려오며 바닥을 깎고, 평지에 이르러 속도를 늦추면서 실어 온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는다. 그리고 바다에 닿기 직전, 밀물을 만나 짠물과 섞인다. 물이 흐르는 속도와 힘, 바닥에 깔린 물질의 크기, 그리고 염분의 농도가 상류에서 하구까지 끊임없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하천에 사는 생물에게 다양한 환경을 제공한다. 상류와 하구에 사는 생물이 뚜렷한 차이를 갖는 것은 하천의 위치에 따른 서식 환경이 반영된 결과이다. 옛 선조들은 자신이 사는 곳 근처의 강가에서 음식 재료를 구해 조리해 먹었다. 이번 글에서는 하천의 상류와 하류의 생물을 활용한 두 가지의 국물 요리를 살펴보려고 한다. 하나는 강의 위쪽에서 먹는 올갱이국이고, 다른 하나는 강의 하구에서 볼 수 있는 재첩국이다.

자료: 저자 제작.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다슬기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또는 고동, 경상도에서는 고디, 전라도에서는 대사리라 부르는 것이 있다. 표준어로는 다슬기다. 한 생물에 이렇게 여러 이름이 붙어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지리적인 의미를 지닌다. 방언이 여러 명칭으로 갈라졌다는 것은 그 대상이 특정한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두루 접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지역에서만 나는 작물이나 물건은 대개 이름이 하나로 정해진다. 생산지가 한 곳이면 그 지역의 이름이 그대로 상표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흔한 것은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을 갖는다. 이름이 여럿이라는 사실이 곧 일종의 분포도로 기능하는 셈이다.
실제로 다슬기는 어느 한 고장의 특산물이 아니었다. 산자락을 끼고 맑은 물이 흐르는 마을이면 어디서나 여름철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강가에서 주워 담던 것이었다. 강원도의 골짜기에서도, 충북의 하천에서도, 지리산 자락의 개울에서도 같은 모습이 펼쳐졌다. 그러니 다슬기라는 이름이 분포하는 지역은 곧 다슬기가 살 만한 하천을 낀 지역을 나타내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다슬기는 달팽이와 생김새가 비슷해 보이지만 다슬기과에 속하는 엄연히 다른 동물이다. 껍데기가 원뿔처럼 길게 말려 있고, 물속 돌에 붙어 산다. 다슬기는 예부터 식재료로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도 국이나 무침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된다.

삶은 다슬기(올갱이)를 분리하는 모습 ⓒ 셔터스톡

다슬기를 채취하는 모습 ⓒ 셔터스톡

다슬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 하천의 중·상류

다슬기가 주로 서식하는 곳은 하천의 중·상류다. 하천(河川)이란 크기와 관계없이 육지 위를 흐르는 물줄기를 이르는 용어로, 골짜기의 실개천이나 시냇물에서부터 하폭이 넓고 규모가 큰 강에 이르기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가운데 발원지(發源地)에 가까운 구간을 상류, 하천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河口)에 가까운 구간을 하류라 부른다.
상류는 경사가 급하고 물살이 빠르다. 빠른 물은 힘이 세서 모래와 진흙 등의 물질이 가라앉지 못한다. 따라서 모래나 진흙과 같은 작은 알갱이는 대부분 씻겨 내려가고 센 물살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무거운 자갈과 크고 단단한 암석만 그 자리에 남는다.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는 계곡은 대체로 하천의 중·상류에 자리한다. 계곡의 모습을 떠올리면 하천 중·상류의 모습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계곡물이 유난히 맑아 보이는 것은 물에 떠 있을 만한 입자가 이미 하류 지역으로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우리가 ‘맑다’고 느끼는 계곡물은, 사실 유속(流速)과 퇴적물의 입자 크기 간 상관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다슬기는 바로 이런 환경에서 산다. 물살에 씻겨 늘 깨끗하게 유지되는 돌 표면에는 물이끼라고도 불리는 미세한 조류 1(藻類)가 얇게 끼는데, 다슬기는 그 위를 기어 다니며 이를 훑어 먹는다. 다슬기가 서식하기 위해서는 붙어 있을 단단한 바닥과 그 위에서 자랄 먹이가 함께 있어야 하니, 자갈과 암반이 깔린 중·상류 구간이 다슬기에게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는 최적의 서식지가 된다. 또한 다슬기는 수질에도 민감해서 비교적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 지역마다 다슬기가 나는 곳을 물 좋은 곳으로 여겨온 것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다슬기가 서식할 수 있는 중·상류 구간은 우리나라 어느 강에나 있고, 그 구간을 낀 마을 또한 여러 곳에 발달하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름으로 전해질 수 있었다. 특히 충청북도는 여러 지역에서 다슬기를 올갱이로 부르며 각종 요리를 발달시켰다. 충북은 내륙에 위치한 지역이지만 남한강과 금강의 중·상류에 해당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형 조건이 음식 문화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시도별 다슬기류 생산량을 보면 충청북도가 비교적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근래에는 하천이 정체되고 수질과 토양 오염이 늘면서 서식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개체수를 늘리고자 지방자치단체가 인공적으로 종패(種貝) 2를 길러 방류하는 사업을 벌이는 곳도 늘었다. 인간에 의한 자연환경의 변화가 다슬기의 서식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료: 국가데이터처 ‘어업생산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제작.

자료: 국가데이터처 ‘어업생산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제작.

다슬기 서식지의 위험성

다슬기가 사는 환경적 조건은 물살이 빠르고, 바닥이 울퉁불퉁하며, 돌 표면에 이끼가 끼어 미끄러운 곳이다. 더구나 상류 하천의 바닥은 평탄하지 않아서, 무릎 높이로 걷다가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기도 한다.
해마다 여름이면 다슬기 채취 중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6~8월에 다슬기를 채취하다 숨진 사람이 전국에서 32명에 이르며, 그중 절반가량이 8월에 집중되었다. 사망자의 81%가 고령층이었고, 59%는 그 지역 주민이 아닌 사람이었다(행정안전부 2026). 하천 바닥에서 균형을 잃었을 때 스스로 일어나기 어려운 고령층과 해당 지역 하천의 지형을 모른 채 물에 들어가는 외지인 비율이 높아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다. 다슬기를 채취할 때는 다슬기가 서식하는 하천 중·상류 부근의 특징을 이해하고 여럿이서 함께 이동하며 안전 장비를 갖추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상류 지역의 구수한 올갱이국

충청도에서는 강의 중·상류에서 건져 올린 다슬기로 국을 끓여 먹었다. 충청도에서 다슬기를 올갱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올갱이국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오늘날 충청북도 여러 시군이 이를 향토 음식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슬기를 조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간다. 우선 채취한 다슬기를 여러 번 반복해 씻어야 한다. 껍데기 표면에 붙은 이끼와 모래, 부스러기가 국물에 그대로 들어가면 맛을 버리기 때문이다. 그다음 삶아서 살을 발라내는데, 이 과정이 올갱이국을 만드는 데 중요한 대목이다. 껍데기가 원뿔처럼 말려 있어 살이 그 안쪽으로 감겨 들어가 있으므로, 바늘이나 가시로 하나하나 돌려 빼내야 한다. 한 그릇의 국에 들어가는 알맹이의 수를 생각하면, 이 음식에 왜 많은 손이 간다고 표현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슬기를 삶아낸 물은 버리지 않고 국물로 쓰기 때문에 특유의 푸른빛이 도는 국물을 볼 수 있다.
지역이나 가정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올갱이국은 다슬기를 삶은 물에 된장을 풀고 아욱이나 부추, 시래기를 넣어 끓인다. 밀가루나 달걀을 풀어 넣는 방식도 널리 쓰인다. 재료 자체가 귀하고 손질이 고되니, 적은 양으로 여러 사람이 나눠 먹을 수 있게 부피를 늘리는 조리법이 함께 발달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올갱이국은 특히 해장국으로 유명하다. 바다에 접하지 않은 내륙에서는 바다에서 잡히는 조개나 생선을 활용해 국을 끓이기가 어려웠다. 대신 하천에서 잡을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한 것이다. 충북에서 올갱이국이 발달하게 된 이유는 바다에 접하지 않은 지리적 위치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재첩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 기수역

하천이 아래 방향으로 침식할 수 있는 하한(下限)선을 침식기준면(侵蝕基準面)이라고 지칭한다. 발원지에서부터 바다까지 흐르는 하천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수면이 침식기준면이 된다. 이렇게 하천은 흐르고 흘러 결국 바다와 만난다.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구간에서는 흔히 민물이라고 불리는 담수(淡水)와 바닷물인 해수가 섞인다. 이 구간을 기수역(汽水域)이라 부른다. 염분 농도가 바다보다 낮고 민물보다 높으며, 하루에도 반복되는 조석(潮汐)에 따라 그 농도가 오르내리는 독특한 공간이다.
물속 생물들에게 기수역은 하천의 중·상류와 전혀 다른 환경을 제공한다. 경사가 완만해 유속이 느리고, 밀물이 밀려 들어오면 흐름이 사실상 멈추거나 하천이 흘러가던 방향과 반대로 역류하기도 한다. 이처럼 물이 힘을 잃으면 지금까지 실어 온 것을 내려놓는다. 상류에서 씻겨 내려온 모래와 진흙 등의 물질이 쌓이는 퇴적 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천 상류의 바닥이 자갈과 암반으로 이루어진다면, 하구는 모래와 진흙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재첩은 모래와 진흙이 섞인 강바닥에 몸을 묻고 사는 조개이다. 성체가 되면 대체로 2~4cm 정도인 작은 조개이다. 강에서 난다고 하여 강조개, 경상도 방언으로는 갱조개라 부르고, 까맣고 작은 생김새 때문에 가막조개라 부르기도 한다. 이 글에서 다루는 재첩은 특히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의 모래·진흙 바닥에 주로 서식한다. 현재는 사주로 막혀 있지만 본래 기수 환경이었던 석호(潟湖) 3에서도 서식하는 경우가 있다.
재첩을 이용한 요리로는 재첩국이 유명하다. 아주 작은 조개이기 때문에 재첩국 한 그릇에 수십에서 수백 마리가 들어간다. 주 산란기는 7~8월, 제철은 5~6월이다. 우리나라에서 재첩의 주요 산지로 꼽혀온 곳은 섬진강 하구, 낙동강 하구 등이다. 두 곳 모두 강이 바다와 만나는 자리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다슬기와 비교해 보면 대비가 선명해진다. 다슬기는 자갈과 암반의 표면에 붙어 살고, 재첩은 모래와 진흙 등 작은 알갱이로 구성된 강바닥에 묻혀 산다. 다슬기는 빠른 물살이 만들어주는 암석의 표면을 필요로 하고, 재첩은 다소 느리게 흐르거나 정체하는 물이 쌓아준 퇴적층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하나의 강으로 부르지만, 강 속은 이렇게 위치에 따라 하천의 특성을 담은 다양한 환경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기수역과 재첩국 이야기

재첩국은 조리 방식이 단순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결코 쉽지는 않다. 모래와 진흙 속에 몸을 묻고 사는 조개인 만큼 해감과 세척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감과 세척을 거친 재첩을 물에 넣고 끓여 국물을 우려낸 뒤, 소금으로 간을 하고 부추를 썰어 얹으면 재첩국이 완성된다. 기호에 따라 된장이나 고추장을 넣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재첩만을 넣고 끓이기 때문에 흔히 떠올리는 재첩국은 뽀얀 국물에 초록색 부추만 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재첩국으로 가장 유명했던 곳으로는 부산을 꼽을 수 있다. 1970~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낙동강 하구에서 잡은 재첩으로 끓인 국을 양동이에 이고 골목을 다니며 파는 상인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낙동강 하류로 공장 폐수가 유입되면서 서식 환경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1987년 낙동강 하굿둑이 준공되었다. 부산 사하구와 강서구를 잇는 이 구조물은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염해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그러나 하굿둑의 건설은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역을 소멸시켰다. 염분 농도가 오르내리는 중간 지대가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재첩이 살던 서식지 환경이 변하면서 부산의 재첩국 상인은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다(KNN 2026). 다행히 최근 낙동강 하굿둑의 수문을 개방하면서 사라졌던 재첩이 조금씩 다시 관찰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경향신문 2022).
오늘날 재첩으로 유명한 지역은 섬진강 유역의 하동, 광양 등지이다. 섬진강 하구는 하굿둑이 없어 현재도 바닷물이 넘나들며 적절한 염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재첩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크기의 모래가 분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도별 재첩 생산량에서 경상남도가 다른 지역을 크게 앞서는 것도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섬진강 일대도 섬진강댐과 주암댐 건설, 취수장 운영으로 하천의 유량이 줄면서 강물이 바닷물을 밀어내는 힘이 약해졌고, 하류의 모래 준설로 강바닥이 깊어지면서 바닷물이 깊숙이 올라오는 변화가 관찰되기도 하였다. 기수역이 상류로 밀려 올라가며 재첩이 살 수 있는 구간 자체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어장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재첩 채취 구역을 두고 강을 마주한 광양과 하동 어민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도 이러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시사저널 2026).

하천의 위치에 따른 음식 문화

올갱이국과 재첩국은 여러모로 닮았다. 둘 다 작고 손이 많이 가는 재료를 대량으로 손질한다는 점, 국물을 우려내 먹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두 음식의 재료가 서식하는 위치는 서로 멀리 떨어진 하천의 지점들이다. 한 곳은 물살이 빨라 암반이 드러나며 자갈이 깔린 산간의 여울이고, 다른 한 곳은 모래와 펄이 쌓이고 바닷물이 드나드는 강의 끝자락이다. 서로 다른 지형 조건이 각각 만들어낸 결과물이지만 국이라는 형태로 식탁에 올라 사랑받고 있다.

우리의 생활, 특히 음식에 영향을 주는 하천은 구간마다 전혀 다른 자원과 전혀 다른 이용 방식을 만들어낸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하천을 주로 물을 저장하는 공간의 관점에서 다루어왔다. 얼마나 저장하고, 얼마나 막고, 얼마나 끌어 쓸 것인가를 위주로 하천을 관리하였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 이후 관찰된 변화는 하천의 흐름이 하천 생태계를 지켜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다.
하천의 변화로 인한 생물의 서식지 변동은 가장 먼저 사람들의 식탁에서 나타난다. 통계자료나 보고서가 만들어지기 전에 식탁에 오르는 국의 재료가 달라지고, 그 재료가 생산되는 곳이 달라진다. 부산의 어느 골목에서 재첩국을 파는 소리가 잦아들고 그 자리를 섬진강 일대의 재첩이, 수입산 재첩이 대신하게 된 과정이 그랬다. 어느 지역의 국이 밥상에서 사라졌다면 그것은 그 지역 하천에 무엇인가 변화가 생겼다는 뜻이고, 낙동강 하구에서 재첩이 다시 관찰되고 있다는 소식은 기수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강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른다. 그러나 그 이름 안에는 바위 위의 다슬기와 모래 속의 재첩이, 산간 마을의 올갱이국과 강 하구의 재첩국이 함께 들어 있다. 지도 위에 한 줄기 선으로 그어진 강을 여러 관점으로 읽어내는 일이, 어쩌면 우리 국토를 가장 일상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동재첩특화마을 ⓒ 한국관광공사


참고문헌

  • 경향신문. 2022. 낙동강 하굿둑 개방 한 달…“장어, 점농어, 재첩이 돌아왔다”. 3월 27일.
  • 국가데이터처. 각 연도. 어업생산동향조사.
  • 시사저널. 2026. 그 많던 섬진강 재첩 어디로 갔나…광양 vs 하동 ‘재첩 싸움’. 7월 16일.
  • 행정안전부. 2026. 여름철 다슬기 채취는 위험해요. 정책브리핑 카드뉴스, 6월 22일. https://www.korea.kr/multi/visualNewsView.do?newsId=148966894 (2026년 9월 1일 검색).
  • KNN. 2026. 지역유산아카이브 오래된 미래-낙동강 재첩국. 5월 18일. https://www.knn.co.kr/vod/288658 (2026년 9월 1일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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