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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정보 | 일본

기후위기에 대비하는
일본 항만의 협동방호

백희은
(becky@g.ecc.u-tokyo.ac.jp)

기후변화에 따른 평균 해수면 상승과 태풍 강도 증가는 항만시설의 피해와 배후지역의 침수 위험을 높이고, 물류·산업 기능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만은 공공이 관리하는 방파제·호안뿐 아니라 민간의 부두·공장·물류시설 등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기능망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시설별 소유·관리 주체가 각자의 시설을 중심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에, 항만 전체의 안전과 기능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특히 항만에서는 일부 구간의 방호 부족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주변 시설과 항만 전체로 확산될 우려가 있어, 공간적으로 연속된 방호체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개정·공포된 항만법에 항만관리자와 기업 등이 공동으로 기후위험을 평가하고 방호 수준과 정비 시기를 조정하는 ‘협동방호(協働防護)’를 제도화했으며, 관련 규정은 같은 해 10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国土交通省 2025; 2026a).

개별 시설관리에서 항만 전체의 공동방호로

협동방호는 공공시설과 민간시설을 하나의 항만 기능망으로 보고, 관계자들이 공통의 기후위험과 방호목표를 설정하는 관리체계이다. 침수 위험이 서로 연결되는 일정 구역을 ‘협동방호구역’으로 설정하고 해당 구역 전체의 안전과 항만 기능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이에 따라 관리의 초점도 개별 시설이 각각의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데에서, 시설 간 방호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항만 전체의 핵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国土交通省 2026a).

각 주체들은 위험과 목표를 협의하는 협동방호협의회를 구성하며, 동일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목표연도를 바탕으로 공동목표를 논의한다. 국토교통성의 지침에서 특히 반복되는 개념은 ‘적응수준’과 ‘적응시기’이다. 적응수준은 항만의 시설과 기능을 어느 정도까지 보호할 것인지, 적응시기는 그 수준을 언제까지 확보할 것인지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모든 시설을 동시에, 동일한 수준으로 정비하는 대신 항만의 핵심 기능과 시설의 중요도, 수명과 갱신 시기 등을 고려하여 공동 목표와 단계적인 정비 방향을 설정한다(国土交通省 2026a).

협동방호협의회에서 논의된 공동목표와 대책은 항만관리자가 작성하는 협동방호계획에 반영된다. 이후 계획에 정해진 사업과 조치를 실행하기 위해 협동방호협정을 체결할 수 있으며, 각 주체가 담당할 시설정비와 관리의 내용, 역할 및 비용 분담 등을 구체화함으로써 계획의 지속적인 이행을 뒷받침한다(国土交通省 2026b).

미래 기후위험을 반영한 단계적 적응

앞서 언급하였듯 협동방호는 모든 시설을 일시에 동일한 수준으로 보강하는 사업이 아니라, 미래기후 위험을 평가하고 시설별 갱신 시기에 맞추어 하드웨어와 운영대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관리체계이다. 따라서 현재 시설의 성능을 확인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목표연도의 해수면 상승과 고조·고파 등을 반영하여 미래의 침수범위와 기능 중단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기후전망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모든 시설을 최대 수준으로 보강하기보다, 위험의 변화와 시설별 정비 시기를 고려해 필요한 대책을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점진적 적응을 지향한다(国土交通省 2026a).

실제 대책은 호안과 방조제의 증고, 배수시설 보강, 전력·통신설비의 고가화와 같은 하드웨어 정비뿐 아니라 차수판 설치, 컨테이너와 차량의 사전 이동, 작업중단·재개 기준 마련, 정보공유와 공동훈련 등의 운영대책을 함께 포함한다. 장기적인 시설정비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이동식 차수시설이나 사전 대피·이동계획과 같은 잠정대책을 시행하고, 이후 시설의 보수·정비 시점에 맞추어 본격적인 구조 개선을 진행할 수 있다(国土交通省 2026a).

아이치현은 2026년 3월 미카와항 진노·아케미 지구의 제1회 협동방호협의회를 개최하고, 협동방호 제도의 내용과 과거 고조 피해, 기존 감재계획, 기술검토 결과 및 향후 추진 일정을 논의하였다. 이는 제도 시행 이후 협동방호가 실제 항만의 협의와 계획 수립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적용 사례이다(愛知県 2026). 한편 협동방호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비용 및 책임 분담, 기업별 투자 여력의 차이, 기업의 영업·시설정보 공유 문제, 시설마다 다른 갱신 시기 조정, 계획과 실제 사업 시행 사이의 간극 등을 해결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기업이나 토지·시설 소유자가 변경되더라도 합의된 대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다. 일본 정부가 2026년 5월 협동방호협정 안내서를 별도로 발표한 것도 이러한 역할 분담과 지속적인 이행을 구체화하기 위한 단계로 볼 수 있다(国土交通省 2026b).

협동방호는 개별 시설이 아닌 항만 전체를 하나의 기후위험 관리 단위로 전환한 제도이다. 미래위험과 시설별 갱신 시기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제도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비용과 책임 분담, 정보 공유, 장기적인 이행체계를 구체화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한국도 항만과 배후권역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으나(해양수산부 2023) 기능망 전체의 연속성과 회복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협동방호는 이러한 관리 전환을 제도화한 초기 사례로서 주목할 만하다.

자료: 国土交通省 2026a, 저자 번역.


참고문헌

  • 해양수산부. 2023. 항만·어항 선제적 기후변화대응!…2032년까지 82개항 정비. https://www.mof.go.kr/doc/ko/selectDoc.do?bbsSeq=10&docSeq=49188&menuSeq=971 (2026년 7월 30일 검색).
  • 国土交通省. 2025. 港湾法等の一部を改正する法律の施行に伴う関係政令の整備に関する政令』等を閣議決定. https://www.mlit.go.jp/report/press/port07_hh_000252.html (2026년 7월 30일 검색).
  • 国土交通省. 2026a. 協働防護計画作成ガイドライン(Ver.1.1). https://www.mlit.go.jp/kowan/content/002004190.pdf (2026년 7월 30일 검색).
  • 国土交通省. 2026b. 協働防護協定の手引き. https://www.mlit.go.jp/kowan/content/002004195.pdf (2026년 7월 30일 검색).
  • 愛知県. 2026. 三河港神野・明海地区協働防護協議会の設置について. https://www.pref.aichi.jp/soshiki/kowan/kowan-kyodobogo.html (2026년 7월 30일 검색).

저자 소개

백희은 東京大学大学院工学系研究科 도시공학전공 박사과정
(becky@g.ecc.u-tokyo.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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