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민주당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와 상원의원 에드 마키(Ed Markey)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서 탄소 배출량을 과감하게 절감하기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인 그린 뉴딜 제정법을 내놓았다. 화석연료 사용의 완벽한 근절을 최종 목표로 담은 제정법에는 미국 내 교통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도 담고 있는데, 무공해/전기자동차 제조업의 확장, 배터리 충전소(전기자동차)의 전국적 확산, 접근(accessible) 및 지불가능(affordable)한 대중교통을 위한 투자, 미국 내 항공여행의 필요를 줄일 수 있는 고속철도의 확장이 포함되어 있다(Ocasio-Cortez 2019; Kurtzleben 2019).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정치적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앞으로의 경제와 에너지정책은 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성장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Puentes 2009; Leiserowitz, Maibach, Rosenthal and Kotcher et al 2018)가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현재의 지역적 노력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중 교통부문의 녹색화와 공정화를 위한 지역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꾸려진 ‘교통 및 기후 계획(Transportation and Climate Initiative, 이하 TCI1))’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TCI: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교통 매연 절감과 지역 간 연합
미국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에 의하면 1990~2015년 사이 교통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그 절대치가 증가했다. 2016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28%는 교통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전기부문과 함께 ‘공동 1위’다. 교통부문 내에선 경량자동차가 배출량의 60%를 차지한다(EPA 2018, <그림 1> 참조). EPA는 온실가스 배출 기준 및 규제, 연료 효율성이 좋은 자동차를 지원하고 홍보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교통이 곧 일자리이자 의료서비스이고, 일상생활과 지역적∙인구학적 특징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생활습관의 변화와 정착이 되기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림 1> 2016년 기준 미국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 EPA 2018. |
2010년,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 워싱턴 DC)와 11개의 북동부∙동부 연안 주들은 TCI를 형성했다. 2018년 버지니아주도 합류함으로써 총 12개의 주2)가 TCI 안에서 청정에너지 기반 경제와 정책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북동부∙동부 연안 지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40%가 교통부문에서 나오고 있고, 대부분 해안도시인 만큼 해수면 상승과 기후 온난화로 인한 피해와 위험을 직시하고 있다. TCI는 출범 당시, 연방정부가 잘 대응하지 못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을 채울 수 있는 초당적(bipartisan) 지역협력 사례로 기대를 받았다.
조지타운 기후센터(Georgetown Climate Center)의 총괄과 록펠러재단, 휼리트재단, 뉴욕 커뮤니티 신탁기금 등의 후원을 받는 TCI는 ① 친환경적인 자동차와 에너지, ②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③ 화물 효율성, ④ 정보통신기술, ⑤ 지역정책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실용적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13개 주의 정부 및 지역 기관/단체들은 TCI 안에서 자율적으로 프로젝트와 실무진을 꾸릴 수 있는데, 이는 세부적인 지역 특성에 맞춤으로써 더욱 효과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전기자동차 충전소 확산을 위한 예산 및 민관협력체 마련, 인센티브 제공, 관련 정책 디자인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운송 관련 업체들의 의견도 꾸준히 듣고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2014년, 무공해 자동차 양해 각서(zero emission vehicle memorandum of understanding)에 서명한 미국 8개 주의 전기자동차 판매율이 25만 대가 넘었었는데, 그중 6개 주가 TCI에 참여한 주다. 가장 최근인 2018년 연말에는 TCI 산하 9개 주에서 지역 저탄소 교통정책 개발을 발표했고, ‘우려하는 과학자 동맹(Union of Concerned Scientists3))’ 대표 켄 킴멜(Ken Kimmell)은 “TCI 산하 협력 주들은 세계 5위에 버금가는 경제력을 지닌 만큼 이 정책들이 실현되면 교통부문 배출량 절감에 상당한 변화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 말했다(Kimmel 2018). 정책의 구체적인 사안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탄소배출권으로 얻은 수익금은 무공해 자동차 및 대중교통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TCI는 현재 논의되고 있고 앞으로 개발될 청정에너지정책들이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가지 않도록 신중을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은 저소득층에게 과중한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전기자동차 구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캘리포니아주와 같은 선례를 참고하면서 TCI 내 지역의 저소득층 인구가 충분히 정책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McKenna 2018).
시사점
기후변화 매체 Climate Central에 의하면 미국 내 전기자동차 판매율과 충전소 수는 2011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술 발달에 따라 충전 소요시간 및 전기자동차 성능도 점점 좋아지면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자동차 사용 자체를 줄이지 않는다면, 전기자동차 및 대체 에너지의 효과는 미비하거나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즉, 경제적 성장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이라는 어려운 과제는 소규모 계획(micro initiative)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
기존의 정책 틀에서 벗어나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현실 속에서 교통이 어떻게 주거공급, 국토 사용, 경제 성장과 연결되어 있는지(Puentes 2009), 정책 구성단계부터 현재의 양극화를 인지해야 한다. 공정한 도시체계로의 전환을 이루려면 지역적 협력을 넘어 연방정부 차원의 엄격한 조치도 필요하다. TCI와 같은 지역적 노력들이 상향식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