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스마트시티(Smart City) 모델의 실용화 방안을 여러 도시에서 논의하고 있다(조현지 2018, 브리스톨 사례 참조). 스마트시티 연구와 더불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도시 적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IoT는 물리적 정보센서를 통해 전기 신호와 접속된 물체들이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 이는 데이터 구축을 통해 도시 기반시설 활용을 개선하고자 하는 스마트시티의 기초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 내 IoT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교통시설부터 에너지 공급, 쓰레기 처리까지 적용 범위는 광범위하다. <표 1>은 이런 도시 기반시설 활용 예시를 보여준다.
영국 디지털 캐터펄트(Digital Catapult)와 퓨처 시티스 캐터펄트(Future Cities Catapult)에서 영국 내 IoT 관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한 IoTUK가 영국 내 20개의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표 1>의 예시 부문 중 지방의회가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IoT 분야는 환경이었다(<표 1> 참조). 환경에 이어 교통, 건강, 에너지, 쓰레기 처리 순으로 지원금 규모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질 측정과 함께 언제 도로 제설 작업을 해야 하는지 도로 온도를 알려주는 센서를 포함하여 도시 내 환경정보 측정이 현재 영국 지방정부의 가장 큰 투자 분야다. 이 환경정보 센서는 때로는 스마트 가로등 등 다른 목적의 센서와 함께 설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9개의 부문 중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건강 관련 분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건강 관련 IoT 기술이 발달할수록 지자체가 감당하고 있는 건강 관련 재정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지자체가 병원 입원 등으로 드는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oT 기술이 발달하면 만성적 건강 질환에 시달리는 노령 인구나 건강 취약계층은 각자의 집에서 상시적으로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더 광역적인 범위에서 IoT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지자체들도 있다. 미래도시(Future City)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브리스톨(Bristol)이나 글라스고(Glasgow)와 같은 지역들은 IoT 정보를 각 부문에 제한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 플랫폼을 구축하여 각 분야의 정보를 수집, 공유하여 더 효과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데이터의 공유와 분석은 공공서비스를 더 통합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표 1> IoT 도시 적용 예시
주: 영국에서 활용 중인 공공 쓰레기통으로, 태양광을 이용해 내부의 쓰레기를 압축하여 5배 이상의 용량을 처리하며 쓰레기 처리 차량에 신호를 보내 언제 수거하러 와야 하는지 알려줌. 자료: IoTUK 201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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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도시들이 IoT 기술을 도입하는 추진 배경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 영국 정부는 2014년 총 4500만 파운드를 기술 개발에 투자하였다. 그 외에 지방의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진요인은 경제성장이다. 2016년 조사 결과 약 65%의 지방정부가 경제성장을 가장 중요한 추진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몇 세기 동안 인터넷 공급이 경제성장의 핵심요인이 되었던 것과 같이 IoT 도입은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 약 500억 개의 IoT 사물들이 공급될 것이라고 예상되며, 이 IoT의 연결망을 통해 엄청난 정보량이 서비스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스코(Cisco)는 IoT가 상용화되면 재정적 이득이 연간 광역 지역(region) 한 곳당 약 수천 조 파운드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Cisco Systems Inc. 2013).
영국의 지방정부가 두 번째로 꼽은 중요한 추진요인은 서비스 효율성이다. 50%의 지방정부가 이를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지방정부의 공공서비스 질은 지방 재원의 효율적 이용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IBM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공공기반시설 서비스 질의 미비함 때문에 낭비되는 재원이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서비스 질 향상을 통해 약 4조 달러의 재원이 매년 절감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IBM Global Business Services 2010). IoT는 새로운 공공서비스를 공급하고 현재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45%의 영국 지방정부가 서비스 효율성에 이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IoT 상용화의 세 번째 추진 요인으로 언급하였다. 대중교통의 서비스 질 향상, 대기질 모니터링 등 더 나은 공공서비스 공급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편리한 생활일 것이다.
<표 2> IoT 도입의 제약조건
주: 연구팀은 20개의 지방의회에 가장 약한 제약조건과 가장 심각한 제약조건 순위(0~5점)를 매겨달라고 요청함. 자료: IoTUK 201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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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IoT 공급의 제약조건으로는 95%의 지방정부가 지원금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지방정부는 대량으로 IoT 설비를 공급할 재원이 부족하다. 지역발전 지원금 등 여러 지원금이 존재하지만 그것만으로 도시 전반적인 IoT 기술 실험을 진행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업 사례의 부족이 지원금 부족에 이어 심각한 제약조건으로 꼽혔다. 현재 획기적인 서비스 질 향상을 이끌 정도의 발전된 사업 사례가 많지 않아 IoT 도입이 늦춰지고 있다. 이같은 응답 결과에는 민간 사업자와 지방정부 간 이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겉으로 보기엔 간단해 보이는 기술인 가로등 신호 연동 기술 등도 실제로 도시 규모에서 도입된 사례를 살펴보면 상당한 규모의 재원을 절감할 수 있다. 단기적인 사업 사례에 지나지 않고 도시 차원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과 정부 간의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개인정보의 활용도 실제 도입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인 제약 중 하나로 드러났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암호화하고 유출을 막을 수 있는가는 상용화에 있어 시급한 문제다.
현재 영국에선 미래도시 사업 추진과 함께 IoT를 생활 기반시설 개선에 도입하고자 하는 노력이 각 분야에서 활발하다. 정부의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과 연구 기관까지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로선 재정적인 한계, 개인정보 처리기술의 한계 등 다양한 문제점이 산재해 있지만 기술의 개선을 통해 상용화된다면 그 혜택은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