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국토발전

포용적 국토발전(inclusive territorial development)은 성장 위주의 국토발전전략에서 누적되어 온 계층 간, 지역 간, 부문 간의 격차와 갈등을 완화·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전략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토발전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이를 통한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최근 경제의 세계화가 심화되고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적 양극화, 인종적 다양화, 도시 내 혹은 도시 간 격차의 심화, 협력적 거버넌스 필요성 증대, 주민참여의 실효성확보 등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과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포용적 국토발전은 기존에 간과되었던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대응하고, 환경변화에 적합한 성장방식을 추구하기 위한 공간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뜻한다.
포용적 국토발전을 위해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영역에 대한 정책발굴이 요구된다. 도시 내 지역격차의 완화, 취약지역의 교육·생활서비스 지원, 사회적 약자(노인,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지원 등이 그것이다. 특히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계획수립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그동안 부문정책으로 추진되어오던 사회복지정책을 국토정책의 틀에서 재편하여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하여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포용적 국토발전은 최근 UN Habitat와 OECD 등의 국제기구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UN-Habitat는 도시 거버넌스에 있어 민주적 절차의 회복을 강조한 포용도시(inclusive city) 어젠다를, OECD는 경제성장의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 어젠다를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제기구들은 포용적 성장을 통하여 경제성장과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포용적 국토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해야 할 것이다.


김수진│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sookim@krihs.re.kr)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