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린주구

근린주구란 1924년 미국의 페리(C. A. Perry)가 제안한 주거단지계획 개념으로서 어린이들이 위험한 도로를 건너지 않고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단지규모에서 생활의 편리성과 쾌적성, 주민들간의 사회적 교류 등을 도모할 수 있도록 조성된 물리적 환경을 말한다. 이러한 근린주구 조성을 위하여 페리는 6가지 계획원칙을 제시하였다. 첫째, 규모; 주거단위는 하나의 초등학교 운영에 필요한 인구규모를 가져야 하고 면적은 인구밀도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 주구의 경계; 주구 내 통과교통을 방지하고 차량을 우회시킬 수 있는 충분한 폭원의 간선도로로 계획한다. 셋째, 오픈스페이스;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계획된 소공원과 레크리에이션 체계를 갖춘다. 넷째, 공공시설; 학교와 공공시설은 주구 중심부에 적절히 통합 배치한다. 다섯째, 상업시설; 주구 내 인구를 서비스할 수 있는 적당한 상업시설을 1개소 이상 설치하되, 인접 근린주구와 면해 있는 주구외곽의 교통결절부에 배치한다. 여섯째, 내부도로체계; 순환교통을 촉진하고 통과교통을 배제하도록 일체적인 가로망으로 계획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페리가 제시한 근린주구의 모델은 다음과 같다. 규모는 하나의 초등학교 학생 1,000∼1,200명에 해당하는 거주인구 5,000∼6,000명, 어린이들이 걸어서 통학할 수 있도록 주구의 반경은 400m, 면적은 약 64ha로 한다. 소공원과 레크리에이션 용지는 약 10%를 확보하고, 커뮤니티 시설과 학교 등은 중심부에, 상가는 1개소 내지 2개소를 주구 외곽에 배치한다. 그리고 단지내부의 교통체계는 쿨데삭(cul-de-sac)과 루프형 집분산도로, 주구외곽은 간선도로로 계획한다. 근린주구의 물적 계획의 특징은 첫째 친밀한 사회적 교류가 어린이들간의 친근감을 통하여 시작된다는 전제에서 초등학교구를 일상생활권의 단위로 하고 초등학교를 근린생활의 중심으로 하는 점, 둘째 통과교통이 주구내부로 진입하지 않고 주구외곽으로 우회하도록 내부는 쿨데삭으로 계획하고 외곽부는 충분한 폭원의 간선도로로 계획하며, 주구내부는 차량동선과 보행동선의 조화를 꾀한 점, 셋째 오픈스페이스와 소공원 등 최소한의 녹지면적을 확보토록하여 환경보전을 도모한다는 것, 넷째 주구면적이나 주구내부의 최대거리에 대한 계획기준이 보행권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중심의 계획이라는 것이다. 사회계획적 측면의 특징은, 첫째 커뮤니티센터 운동을 통하여 사회적 교류를 촉진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시켰다는 점, 둘째 인간의 일차적 교류를 촉진하는 주구계획을 통하여 익명성과 유동성으로 인한 도시사회문제를 해결하려 하였으며, 셋째 이러한 사회교류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대한 주민의 관심을 끌어내고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유도하여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 등이다. 무엇보다 페리가 제시한 근린주구의 골자는 물적계획 측면에서 보행자의 안전과 환경의 보전, 사회계획적 측면에서 커뮤니티에 의한 사회적 교류 도모에 있다. 최근 현대적인 개념으로 각색된 신전통주의적 근린주구론(Neo-Traditional Neighborhood)이 제안되었는데, 특징적인 것은 주거유형의 다양화 및 복합개발(서민용 주택과 상가의 복합개발이라든지 단독주택과 저소득층 임대아파트의 혼합개발 등)과, 소로 위주의 격자형 가로망 즉 근린주구 내부는 차량이용이 불필요하도록 보행 및 자전거 위주의 소로체계로 구성하고 지역간 연결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계획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생활권 규모를 도보권으로 하고 직주근접을 위한 복합용도개발을 유도하여 보행과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시스템을 골자로 하고 있어 공기오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차량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친화적 주거단지개발 수법으로 재조명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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