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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회특구(Opportunity Zone): 운용 성과와 최근 개편 동향

  • 작성일2022-08-17
  • 분류보도자료
  • 조회수2,081

미국의 기회특구(Opportunity Zone): 운용 성과와 최근 개편 동향


국토硏, 국토이슈리포트 제66호


□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 이윤석 부연구위원은 국토이슈리포트 제66호 『미국의 기회특구: 운용 성과와 최근 개편 동향』에서 미국의 기회특구에 대한 간략한 소개, 실제 도입 후 나타난 성과와 한계, 개선방안 논의 및 법 개정 동향 등을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의 가칭 ‘기회발전특구 제도’*를 구상하며 고민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보았다.

 *  2022722일 정부에서 발표한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제시된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지방이전 및 투자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임

 *  지난 427일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에서 지방투자 및 기업의 지방이전 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언급된 바 있으며, 미국의 기회특구(Opportunity Zone) 제도를 참고하였다고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였음

◦ 미국의 기회특구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2017년에 도입된 연방정부의 세금인센티브 프로그램임


□ 기회특구는 특구라는 명칭 때문에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운영했던 특구들을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특구 내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우리나라 특구와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제도이다.


□ 미국 기회특구는 미국 내에서 번영하는 곳과 경제적으로 뒤처진 지역들 간의 격차가 계속 심화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타개책으로 제안된 사항이다.

◦ 미국 전역에서 투자여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거운 세금 때문에 처분하지 않고 보유만 하고 있는 미실현 자본수익(보유 아파트, 주식 등의 거래가격 상승분)들이 엄청난 규모라는 점에 착안, 보유자가 자산을 처분하지 않는 이상 세금으로 걷히지도 않을 사항이니 차라리 낙후지역에 투자하면 처분이득세(capital gain tax, 우리의 양도소득세와 유사)를 파격적으로 감면해줘서 낙후지역에 대한 자본투자를 유도하자는 것이 골자임

◦ 즉, 미국 전역의 개인 및 투자자들이 보유한 자본을 저소득 낙후지역의 기업과 각종 재활성화 사업에 투자하도록 하기 위해 투자자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 제도를 고안한 것이 미국의 기회특구 제도임

◦ 미국 기회특구의 구체적인 세제 혜택을 우리나라 상황에 비유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음

 * 대도시에 아파트를 다수 보유한 납세자가 양도소득세로 내야 할 세금 때문에 팔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상황을 그려보자. 이때 아파트를 처분해서 얻은 수익을 기회특구펀드에 투자하면 1) 원래 양도소득세로 내야 할 세금을 유예시켜 주고, 2) 투자한 기간에 따라 10~15%까지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것은 물론, 3) 10년 이상 투자를 유지할 경우에는 펀드 투자로 얻게 되는 수익을 처분할 때 내야 할 양도소득세 전액을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 이 세금 인센티브 설계에서 특기할 사항은 세 가지이다.

◦ 첫째, 처분이득세 한 가지 세제혜택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

◦ 둘째, 투자자들이 평소라면 투자하지 않을 지역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전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세금감면 규모를 제공하고, 투자가능 범위 또한 다른 상품에 비해 넓고 유연하게 설계되었다는 점 (일부 금지항목만 규정하고 그외는 전부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

◦ 셋째, 바로 빠져나가는 투기자본이 아니라 10년 정도는 유지될 수 있는 장기투자를 독려하기 위해서 가장 파격적인 혜택은 장기투자의 경우에만 부여했다는 점

* 중요한 점은 투자가능 금액과 세금혜택 제공규모 모두에 상한과 하한선이 없다는 점임. EIG의 분석결과, 투자자산 가치상승률을 동일하게 7%로 하여 기회특구펀드와 통상적인 투자상품에 각각 100달러를 10년 동안 투자할 경우, 타 상품은 세후 132달러, 기회특구는 세후 176달러가 되어 기회특구가 44달러의 수익을 더 얻게 된다고 추정했음. 10억 원 투자 시 타 상품보다 4.4억 원, 1천억 원을 투자하면 440억 원을 더 얻는 셈으로 부여되는 세제혜택이 가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음


□ 기회특구 제도의 운용 방식은 세제혜택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다수의 투자자들이 기회특구펀드로 자본을 투입하면 각각의 펀드에서 저소득 낙후지역인 기회특구 내의 자산(기업지분이나 물적 자산 등)으로 투자되는 구조이다.

◦ 흥미로운 부분은 이 구조가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와 투자하는 자원 풀링(Resource pooling)이 특징인 벤처 캐피털, 뮤추얼 펀드, 사모펀드 등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 (실제로도 이에 직접 착안해 고안됨)

◦ 즉 벤처 캐피털 등에서 낙후지역 투자를 특화시킨 버전으로, 여기에 정부가 낙후지역에 대한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특별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사항을 추가한 것이 미국 기회특구 제도의 본질이라 할 수 있음

◦ 이 연장선상에서 정확히 이해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기회특구라는 공간 자체는 투자자들이 기회특구펀드에 투자해서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수많은 투자 대상지들을 주정부에서 정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점임. 즉, 기회특구로 지정한다고 해당지역에 특별한 세제혜택이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임


□ 이윤석 부연구위원은 이처럼 쉽게 어디든지 지정해서 민간자본을 끌어올 수 있도록‘가볍게 떠다니는’(free-floating) 형태로 미국 기회특구가 설계되었다는 점은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에서는 기회특구를 저소득 낙후지역만을 위한 자금조달 메커니즘으로 기회특구를 고안해서 운용하고 있으나, ‘가볍게 떠다닐 수 있다’는 특징 덕분에 얼마든지 더 넓고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 때문임

◦ 일례로, 우리나라의 산업위기지역,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거점 및 메가시티 육성, 국가산단 등은 물론, 특히 앞으로 정부가‘민간주도 투자지역’으로 추진할 계획인 기업혁신파크 등에 대한 재원조달 메커니즘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임(단, 미국처럼 가볍게 설계되는 것을 전제)


□ 이윤석 부연구위원은 그 외에도 우리가 미국 기회특구 제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사항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 첫째, 국가가 세금을 부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미실현 자산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줌으로써 국가가 거둬들인 세금으로 투입할 수 있는 금액보다 훨씬 많은 민간자본을 낙후지역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

◦ 둘째, 낙후지역에 대한 투자라는 특성 때문에 큰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처분이득세 감면혜택 하나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임. 이는 특히 낙후지역에서 민간자본 유치 시 고질적 딜레마로 작용했던 최초 투자자 문제(first-mover problem)*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

 * 저소득 낙후지역은 대량의 자본유입을 필요로 하지만, 투자자들은 얼마든지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서서 리스크를 떠안고 저소득 낙후지역에 투자하려는 역량 있는 최초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운 딜레마를 말함

◦ 셋째, 이처럼 민간으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이는 측면에서는 매우 효과적으로 설계되었지만, 정작 지역민들에게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투자(창업, 고용, 저렴주택 등)를 유도하기 위한 유인요소나 규정은 빠져 있다는 한계점이 있음

 *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높은 이익과 낮은 리스크를 제공하는 투자를 선호하는데, 현 기회특구 제도상 투자할 수 있는 항목이 넓고 다양하며 투입한 금액만 같으면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도 동일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수익성이 높은 투자 대신 더 큰 사회적 편익을 제공하는 사업들에 투자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 못함

◦ 이로 인해 실제로 기회특구 도입 직후 초호화 콘도나 고급 아파트와 같이 오로지 수익성에 초점을 둔 부동산 개발에 기회펀드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언론 및 전문가들로부터‘누구를 위한 세제혜택인가’등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는 점은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임


□ 미국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참고했을 때 우리가 기회발전특구를 제도화하는 데 면밀히 고려해야 할 사항은 두 가지이다.

◦ 첫째, 기회특구펀드를 통한 투자들이 지역민들에 대한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 장치(예: 규정과 제도, 재투자 메커니즘 등)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현재 미국에서 조명받고 있는 재투자 메커니즘 사례와 미국의 최근 개혁안에서 제시된 사항들(커뮤니티 혜택과 세금감면 규모 연동 제안, 커뮤니티 우선순위를 반영시키기 위한 제안 등)을 참고해 볼 수 있음

◦ 둘째, 기회특구 지정과 관련한 사항으로,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구역들이 최대한 적게 포함될 수 있도록 섬세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 미국 기회특구 도입 초기에 나타난 또 다른 중요한 문제점은 여건이 양호한 일부 지역들로 투자가 편중되었다는 점임 (기회특구 중 상대적으로 여건이 양호한 5%에 전체 투자액의 87% 집중). 바꿔 말하면 정작 투자가 가장 필요한 지역들로는 유입된 자본투자가 많지 않음 

  -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는 기회특구로 지정된 구역들 중 상대적으로 여건이 양호한 구역은 조기에 일몰시키자는 개혁안이 제안된 상태임


□ 이윤석 부연구위원은 그 외에 보다 큰 틀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항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 첫째, 우리의 기회발전특구 구상안을 보면 다양한 종류의 혜택(소득․법인세, 부동산 관련 지방세 등)을 담고 있는 형태로 논의되고 있는데, 기존 특구에서 제공되는 혜택에 추가로‘더 많은 가짓수의 혜택’을 제공하는 데 치중하는 접근법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봐야 할 필요

  ◦ 둘째, 미국과 유사하게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준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과연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유인요소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엄밀한 검토 필요

  - 우리나라 양도소득세율은 미국보다 높고, 다주택자일수록 더 높은 세율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기회특구의 세금혜택이 매력적일 수 있으나, 부동산을 10년 이상 보유하기만 해도 양도소득세를 80% 감면(장기보유 특별공제)해주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양도세 감면혜택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지 검토할 필요


□ 이윤석 부연구위원은 오히려 가짓수는 적더라도 명확한 정책 초점하에서 해당 목적 달성을 위해 핵심이 되는 파격적인 새로운 세제혜택만을 한데 묶는 식의 새로운 모델로, 즉, ‘단순하되, 더 강력하게’(a simpler, targeted approach) 설계하는 방법이 더 유효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미국 기회특구도 종합선물세트 같았던 임파워먼트존(Empowerment Zones)의 한계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단순하고 가볍게 설계되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음 

◦ 이는 실제 운용 측면에서도 유리한데(예: 운영 중인 특구들과 관계 정립, 다양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확장성 등), 단순한 형태로 가볍게 설계(free-floating)되어야만 다른 사업지구나 기존 특구와의 상충 없이 (덧씌워서) 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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