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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원장을 뽑는가?

  • 작성일2005-09-21
  • 조회수3,573
누구를 위한 원장을 뽑는가?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연구회’) 소속 7개 연구기관의 원장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원장 공모는 공모제라는 빛 좋은 이름에 걸맞는 내용을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원장 공모제는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존의 위로부터의 일방적 임명 방식에 비춰보자면 한 발 나아간 것이나, 내용에서 보자면 나아진 점이 없다. 연구기관 종사자들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연구원 종사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점을 꼽는다. 연구원 종사자들의 사기를 책임지는 기관장이 위에서 일방적으로 임명되지 않고 공모되고 있는 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왜 일까? 대개 연구기관 기관장들은 그들을 뽑아주는 자들에 순종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의 체계에서는 연구회 이사회(정부부처 차관들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한다)가 뽑아주는 자들이다. 그리고 연구회는‘혁신’이라며 정부의 방침을 산하 연구기관들에 강요하기에 바쁘다. 연구기관 원장들은 이것을 잘 따라야 좋은 점수를 받아 연임을 하거나 더 좋은 곳으로 출세할 수 있다. 끝임없이 위를 바라 보아야 하는 그들에게 연구기관의 종사자들의 사기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정작 연구원의 주인인 연구원 종사자들은 원장 뽑기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배제된 공모제로 뽑힌 3년 임기의 원장이 그의 철학에 따라 또는 정부 방침을 따라 시행하는 각종‘혁신’놀음에 속수무책이다. 사기 저하는 여기에서 비롯한다. 이 때문에 연구기관 종사자들을 배제한 공모제는 그 이름이야 어떻든 간에 사실상 낙하산과 다름 없게 여겨진다. 민주화가 진척되고 참여를 무엇보다 중시해‘참여정부’라고 이름 붙인 이 정부 하에서도 이런 식의 원장 공모가 이뤄지는 것에 우리 연구기관 종사자들은 좌절을 넘어 냉소하게 된다. 원장 후보들이 연구원 종사자들 앞에서 자신의 철학과 비젼을 밝히고 쌍방향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연구원 종사자들은 누가 연구기관을 위한 분명한 비젼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할 능력이 있다. 이러한 판단이 원장 선출에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원장 공모제에 노동자들의 대표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은 정부산하기관 기관장 추천위원회에 노동계의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을 뽑는 이사회에도 노동계 대표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우리 노동조합의 지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지부는 9월 23일 원장 후보자들을 초정해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잘 치러지도록 연구회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이러한 공청회가 열릴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이것은 연구원 종사자들과 원장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연구원의 발전을 이뤄내기 위한 최소한의 것이다. 2005년 9월 21일 전국공공연구·전문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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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2022/07/07